책 리뷰

빅뱅 우주론 강의 - 우주의 탄생 TMI

Library_GOODMERCE 2021. 7. 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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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문학자 이석영이 전하는 우주의 모든 것

저자 이석영은 연세대학교 천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학교 천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비행 센터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내면서 허블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론적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 후 4년간 영국 옥스포드에서 물리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자는 타원 은하의 별 생성 과정과 초거대 블랙홀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 대표 우주론 교과서', '우리시대의 과학고전 50' 등 좋은 타이틀이 많이 붙은 책입니다. 2009년 이 책은 출간과 함께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았는데, KBS 초청강연과, 이명현 교수 등 저명한 천문학계 인사들의 찬사 속에 단번에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책에서는 우주의 탄생부터 137억 년에 걸친 긴 우주의 빅 히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2. 선정 이유 - 천문학 문외한 탈출 의지

천문학에 관심이 없는 것도 있지만, 밤에 별도 잘 보이지 않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우주 관련 지식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때때로 블랙홀이나 암흑물질에 대한 과학 기사를 접하면 고등학생 시절 배웠던 지구과학 지식들의 파편이 떠오르곤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모르다 보니 이내 관심이 없어지고 내용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은 '모두를 위한'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큼, 서점에서 잠깐 서서 읽어 보았을 때 쉽게 읽혔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잘' 가르치는 선생님께 재밌는 수업을 듣는 것처럼 주제, 내용의 전환이 부드러웠습니다. 결국 '우주, 천문학 문외한을 탈피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3. 감상평 - 당신만 준비되었다면 당신의 지적수준을 상당히 높여줄 책

빅뱅은 시공간의 탄생입니다. 하지만 빅뱅의 순간을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는데, 왜냐하면 그 순간에는 시간과 공간이 없었을 뿐 아니라 양자역학적으로 볼 때 물리학이 정의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 밖에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한계 상황을 가리켜 '플랑크 시간'이라고 부르는데, 물리학이 정의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라는 표현은 천문학적인 지식이 전무한 내게는 그 표현 자체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책을 보다보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등 익숙한 단어들이 보입니다. 이 책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물리학 범주 내에서 천문학과 관련 지식들은 저자가 어느 정도 쉽게 풀어주기 때문에 기존 상식도 리마인드가 된다는 점입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의 핵심은 절대적인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고, 물질, 즉 에너지가 존재하는 양에 따라 시공간의 모습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큰 질량을 가진 은하들이 모여있는 은하단 영역은 시공간이 매우 심하게 휘어져 왜곡돼야 하는데, 이런 경우 은하단 뒤쪽의 더 먼 우주에서 오는 빛이 우주 공간을 날아오다 이 휘어진 공간을 따라 구부러져야 합니다. 이를 '중력 렌즈효과'라고 하는데, 놀라운 것은 이런 중력렌즈 효과를 주제로 한국 과학자가 큰 연구성과를 냈다는 것입니다. 1979년 네이처지에 이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장경애 박사라는 분이 언급되는데, 인류 과학, 천문학 관점에서 아주 중대한 발견을 한 분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동시에, 이런 유명한 분의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상대성 이론 외에도, 요즘 자주 듣게 되는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에 대한 개념 등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은 전체적으로 깊이 있고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어려운 과학적 지식을 새로 알게된 것보다는, 저자의 철학을 간명하게 표현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혈액 속에 흐르는 철분도 모두 태양이 태어나기 얼마 전 어느 날 이름 모를 초신성 하나가 우리 은하에 환원한 것인데,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은 사람 몸 속 대부분의 원소가 초신성과 같은 별 속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의 산물이라는 이유로 '사람은 우주의 핵폐기물'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모든 인간은 한 초신성의 후예'라고 표현합니다. 이 표현이야말로, 저자가 왜 이 책을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라고 명명했는지 알 수 있을 법한 부분이었습니다. 

 

우리와 우주는 별개의 것이 아닌, 우리가 우주이고 우주가 우리라고 하겠습니다. 이 책은 물리학에 대한 지식이나, 천문학의 개념을 전반적으로 쉽게 습득하고 싶은 학생, 성인들에게 두루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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